카테고리 없음

Chapter 5-2. 사용자 반응 없이 기획한 기능이 실패하는 이유

parklog 2025. 5. 11. 11:47

한 스타트업의 기획자가 말했다.

“이 기능, 있으면 당연히 쓰지 않을까요?”

그 말 한마디로 시작된 개발은
두 달 뒤, 아무도 누르지 않는 버튼으로 남았다.

나는 그 기능이 어떤 API를 쓸지, 어떤 상태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하며 만들었고,
디자이너는 애니메이션을 붙였고,
기획자는 “이건 우리만의 차별화”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체 사용자 중 클릭률 0.8%.
전환 없음. 피드백 없음.
기능에 대한 불만도 없음. 즉, 존재조차 모름.


개발자가 가장 많이 마주하는 상황 중 하나다.
가장 공들인 기능이 가장 쓰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기능은 **'필요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있으면 좋아 보일 것 같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 보이는 건 사용자 기준이 아니라, 기획자 기준이다.
그리고 문제는, 대부분의 기획은 행동을 보기 전에 기능을 정의한다.


실제 사례도 있다.
한 B2B AI 스타트업이 초기 제품을 설계하면서
“우리 클라이언트들은 데이터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어할 거야”라는 가정으로
복잡한 분석 대시보드와 모델 커스터마이징 기능까지 집어넣었다.

하지만 제품이 출시되고 나서 클라이언트는 딱 한 마디 했다.

“그냥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 분석되면 안 되나요?”

이후 실제 사용자는 복잡한 설정 기능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들은 '기능이 많아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기능이 많다는 이유로 시작하지도 않은 것'**이었다.

그 스타트업은 결국 기능 대부분을 걷어내고,
딱 두 개의 버튼과 자동 실행 기능으로 바꿨다.
그리고 나서야 실제 사용이 시작됐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한 모바일 서비스는 화면 하나에 모든 기능을 넣으려고 했다.
“이게 다 한눈에 보여야 직관적이죠”라는 말이 기획팀 입버릇이었다.

그 결과, 사용자는 무엇을 눌러야 할지 몰랐다.
오히려 자주 쓰는 기능이 묻혀서,
“기능이 없는 줄 알았다”는 피드백까지 나왔다.

이후 해당 팀은 A/B 테스트를 통해
사용자의 컨텍스트에 따라 기능을 단계적으로 드러내는 구조로 전환했고,
그때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기능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없으면 멈추는 것'만 남겨야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행동 기반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잘못된 기획 방식실패 이유
“이 기능 있으면 좋지 않을까?” 사용자 반응 없는 추측
“경쟁사도 넣었으니까 우리도” 맥락이 다름
“기능이 많을수록 고급스러워 보여요” 실제 사용성과 무관
“일단 만들고 보자” 유지/보완 리소스 낭비, 클릭 0
 

정말 필요한 기능은
사용자가 먼저 요청하든가,
아니면 기능 없이 쓰다가 멈추든가

둘 중 하나일 때만 생겨야 한다.

  • 사람들이 회원가입 중 80% 이탈한다
    → “가입 방식 단순화 필요”
  • 결제 버튼을 누른 사람 중 60%가 포기했다
    → “결제 프로세스 줄이기 필요”
  • 특정 필터 기능을 매일 반복 사용한다
    → “필터 고정 기능 제공 필요”

이게 기획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기능은 만들고 나서 보완하는 게 아니라,
만들기 전에 줄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개발 전에 기능을 판단하는 기준설명
실제 사용자 요청이 있었는가 인터뷰, 메일, 댓글 등
이 기능이 없어서 사용이 끊긴 적이 있는가 이탈 데이터, 행동 로그
기능 추가 전/후 성과 비교가 가능한가 지표 기반 기획
개발 리소스를 투자할 ‘명확한 목적’이 있는가 매출, 전환율, 반복 사용
 

개발자는 화려한 기능보다
명확한 이유가 있는 단순한 기능을 더 신뢰한다.

“좋아 보여서 만들었다”는 말보다
“없었더니 사용자가 멈췄다”는 말이
개발을 설득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이다.